강철구씨는 즉각 명예훼손 고소고발을 철회해야 한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한 운동사회 성폭력 문제는 '운동사회 성폭력 뿌리뽑기 100인 위원회(이하 100인 위원회)'의 활동이 본격화되면서 운동사회 내부에 커다란 파장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것은 운동사회 내의 성폭력 문제가 생각 이상으로 심각하다는 것, 또한 성폭력 사건을 대하는 운동사회의 태도가 매우 남성중심적인 편향적 사고라는 것이다. 이는 이번 KBS 노동조합 부위원장 강철구씨 사건에도 명백하게 드러나는데, 노동조합과 강철구씨는 피해자들이 거짓을 늘어놓는다고 매도하며 노동조합을 와해하려는 음모·배후세력 운운하며 사건을 호도하고 본질을 외면하고 있다.

본 'KBS노조 부위원장 강철구 성폭력 사건의 올바른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는 3월 9일 결성되어 현재 20개 노동, 사회, 여성, 언론단체가 모여 KBS노조 부위원장 성폭력 사건을 올바르게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KBS 노동조합과 부위원장 강철구씨의 이번 사건에 대한 대응은 정말로 실망스럽기 그지없는 것이다. KBS 노동조합은 공대위의 면담 요청에 대해 정체불명의 단체 운운하며 정체성을 인정하기 힘들다는 답변을 보냈으며 강철구씨도 피해자들과 100인 위원회, 한국기자협회와 기자협회보, 동아닷컴, 미디어오늘을 상대로 5억 원 가량의 명예훼손 소송을 진행중이다.

이러한 강철구씨와 KBS 노동조합의 이번 사건을 임하는 태도는 너무나 비상식적이어서 이해하기 힘들다. 실명공개를 통한 사건 해결은 피해자들이 여러 가지 방식 중에서 어떤 방식을 선택할 수 있는 상황에서가 아니라 거의 유일한 해결의 실마리였다는 데서 우리는 이러한 사건해결의 방식을 명예훼손이라 볼 수 없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우리는 강철구씨와 KBS 노동조합의 태도는 단순한 명예훼손의 문제가 아니라 성폭력 사건의 특수성을 이용한 오리발작전이 아닐까 의심한다. 이번 사건의 경우 지난 KBS 노동조합에서 사건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했고 그로 인해 피해자들의 인권이 제대로 회복되지 못함에서 비롯된 것이다. 늘 그래왔듯이 운동사회는 성폭력 문제를 피해자의 입장에서 사건을 올바르게 해결하지 못했고 강철구씨는 노동조합 선거에 출마하였고 당선되었다. 그 와중에 성폭력 사건은 흐지부지 처리되었고 명목상 종결된 사건에 대해 피해자들은 별로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법적으로 친고죄가 적용되는 이번 사건은 이미 고소를 할 수 있는 공소시효는 벌써 지나버린 상황인데다 부위원장으로 당선되었으니 앞으로 함께 근무를 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실명공개를 통한 사건해결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현재 강철구씨는 다시 불거진 자신의 성폭력 문제를 진지한 자세로 그 해결에 임하기는커녕 성폭력 사실을 전면부인하고 있고 그것을 이번 명예훼손 소송에서 승소함으로 증명하려 하고 있다. 법적으로 명예훼손 소송에서 승소한다고 해서 그 성폭력 혐의가 벗겨지는 것은 아니다. 악법철폐 투쟁을 하고 사회와 괴리된 법에 대해 비판하던 운동사회가 언제부터 사법기관이 최고의 공정한 판관이 되어줄 것이라 확신하게 되었는지 우습기만 하다.

다시 한 번 공대위는 강철구씨와 KBS노조가 지금까지의 비상식적인 입장을 시급히 철회하고 본사건의 실질적인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촉구하는 바이다. 강철구씨와 KBS노조는 지금까지의 비상식적인 입장을 시급히 철회하고 본사건의 실질적인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2001. 4. 9
KBS노조 부위원장 강철구 성폭력 사건의 올바른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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