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유급휴가 연장 재 요청서
□ 수신 : KBS노조 이용택 위원장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18번지)
□ 발신 : KBS노조 간사 000
□ 주소 :
□ 날짜 : 2001. 6. 30
□ 내용 : '한방노 2001-137 답변 통보 및 출근지시 통보'에 관한 답변 및 특별유급휴가 연장 재 요청

1. 본인은 노조에서 내용증명으로 보내오신 '한방노 2001-137 답변 통보 및 출근지시 통보'를 지난 6월 26일에야 수령하고 내용을 확인하였습니다. 이에 대하여 아래와 같이 답변하며 특별유급휴가를 약속대로 연장하여 주실 것을 재차 요청드리고자 합니다.

2. 강철구 부위원장에 의한 성폭력 사건 피해자로서 본인이 지금까지 휴가를 받은 내역은 다음과 같습니다. : ① 2001년 2월 26일 민주노총 등 여러 사회단체들의 공식 요청으로 특별유급휴가를 받게 되어 이를 구두로 통보받았다가 3월 6일 손관수씨(당시 공추위 간사)로부터 휴가 중단 통보를 받았으며, ② 2001년 3월 12일 다시금 민주노총의 요청으로 2주의 특별유급휴가를 연장 받았고, ③ 2001년 3월 26일자로 "성폭력 사건 해결이 종결되는 시점까지 특별유급휴가를 주되, 한달 단위로 연장하는 방식으로 시행한다"는 것을 구두로 합의하고 휴가 중에 있다가, ④ 지난 5월 11일 아무런 사전 연락 없이 김윤로 사무처장으로부터 "다음주부터 출근하라"는 일방적인 통보를 받았습니다. 11일과 14일에 동일한 내용이 핸드폰 음성메시지로 남아있었습니다. ⑤ 본인은 당시 3월 26일부터 시행된 특별유급휴가 약속의 변경에 대해 어떤 입장도 밝히지 못한 채 일방적인 통보만을 받았으며, 이에 지난 5월 16일 "일방적 출근 지시 통보가 당초의 약속과 틀리며 현행법적으로도 부당하다는 것과 성폭력 사건 피해자에 대한 최소한의 보호조치로서 특별유급휴가 연장을 재차 요청"드리는 내용의 <특별유급휴가 연장요청서>를 내용증명으로 보내드린바 있습니다. ⑥ 본인은 5월 16일 출근하여 김윤로 사무처장과 면담을 가졌고, 이용택 위원장이 부재중인 관계로 기존 약속이 유효함을 확인 받고 5월 17일부터 다시 특별유급휴가에 들어가 6월 30일 현재까지 휴가 중에 있습니다.

3. 그런데 6월 26일 본인에게 전달된 '한방노 2001-137 답변통보 및 출근지시 통보'에는 당초 약속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없이 또다시 일방적인 출근지시를 내리고 있습니다. 이는 다음과 같은 점에서 부당하다고 생각됩니다.

(1) 노사간의 약속의 일방적인 파기이며, 신의 성실의 원칙을 위배한 것입니다.

이번 성폭력 사건과 관련된 특별유급휴가와 관련하여 지난 2001년 3월 26일 이루어진 합의 내용은 분명 "성폭력 사건 해결이 종결되는 시점까지 특별유급휴가를 주되, 한달 단위로 연장하는 방식으로 시행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본인이 직접 김윤로 사무처장과의 대화에서 확인한 바이며, 전국언론노동조합 담당자로부터도 동일한 내용을 확인한 바입니다. 이와 같은 3월 26일 합의는 비록 구두 약속이라 하더라도 그 성격상 엄연히 '근로조건에 대한 노사간 합의 사항'인데, '한방노 2001-137 답변 통보 및 출근지시 통보'에는 이러한 합의 사항에 대해 일체 언급조차 없이 합의 내용을 번복하는 일방적 출근 지시만이 있을 뿐입니다. 이는 노사간의 약속의 일방적인 파기이며, 신의 성실의 원칙을 위배한 것입니다. 노동조건 및 노동자 처우에 대하여 누구보다도 엄격한 기준을 지켜 나가야 할 노동조합에서 피고용자인 본인에게 합의 사항을 일방적으로 번복하는 조처를 수 차례나 반복한다는 것이 과연 있을 수 있는 일인지 의문스럽습니다.

(2) 관련법 적용 여부에 대한 법률적 자문을 받은 바에 따르면 본인이 지난 5월 15일 보내드린 <특별유급휴가 연장 요청서> 내용은 아래와 같은 점에서 타당하다고 생각됩니다.

① 성폭력 사건에 대한 사업주의 가해자 처벌 의무 등을 명시하고 있는 남녀고용평등법 적용 대상 사업장은 (이에 관한 별도의 '대통령령'이 없으므로)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사업장 모두에 해당됩니다. 근로기준법은 현재 5인 이상 사업장에 전면 적용되고 있는데, KBS노동조합은 전국 지부를 모두 합하여 볼 때 노조 채용 피고용인이 12여명에 이를뿐더러, 본조(서울)만 놓고 보더라도 총 상근자가 20명에 달하며 노조 전임자에 관한 인사권 일부가 위원장에게 있어 근로기준법의 취지상 적용대상 사업장으로 간주할 수 있다는 자문을 받았습니다.

② 또한 근로기준법상 '사업주'란 '근로관계의 당사자로서 임금·급료 등의 지급의무를 부담하며 근로자에 대하여 지시권을 가지는 자 즉 사용자'를 말하며 노동조합에서 사업주는 노동조합 자체가 될 것이나 노동조합은 노조위원장을 선임하여 대내외적인 대표성을 부여하고 있으므로, 노동조합에 채용된 근로자에 대한 노동관계법상의 사용자 책임은 노조위원장에게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는 자문을 받았습니다. 사무처 복무규정 제15조 의원면직 규정, 인사규정 제4조 및 제16조 제2항 등을 보면 사무처 직원에 대한 인사권은 노조위원장에게 있으므로, 남녀고용평등법상의 사업주 책임을 부담하는 것은 노조위원장이 된다고 하였습니다. 또한 사무처 복무규정은 근로기준법 상의 '취업규칙'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취업규칙은 노동관계법 상의 제 규정을 준수하는 기준 이상에서 법적 효력을 부여받는 것이라는 자문을 받았습니다.

③ 남녀고용평등법 제8조 2의 1항 2호 "직장내 성희롱을 한 자에 대한 부서전환" 조항의 취지가 '성폭력 가해자로부터 피해자를 보호하려는 것'임은 법률적 자문을 통하여 이미 확인해본 바입니다.

(3) 또한 '성추행 의혹사건의 실체적 진실이 가려지지 않은 상태'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동의할 수 없습니다.

이미 KBS노조 7대 집행부의 진상조사결과에서 피해당사자들 및 관련자들의 증언이 충분히 조사되었으며, 전국언론노동조합이 발표한 진상조사 결과에서도 본인의 피해사실을 인정하였고 이를 근거로 강철구씨의 '조합원 자격 박탈'이라는 중징계처분이 내려졌습니다. 가해자는 가해사실을 반증할 수 있는 어떠한 증거자료도 없이 막무가내 식 부인만 하고 있을 뿐입니다. 본인의 피해사실을 부인할 어떠한 근거도 없으며 그간의 제반 조사 등을 통하여 성폭력 사건이 사실임이 충분히 입증되었다는 점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여성단체와 사회단체들이 공감하고 있는 바입니다.

4. 따라서 KBS노조가 가해자 징계를 위한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피고용인인 본인과의 노사간 약속을 파기하면서까지 일방적으로 출근지시를 내린 것은 명백히 부당한 행위이며, KBS노동조합이 사용자의 의무를 방치한 채 노동자에게 일방적인 피해만 강요하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5. 본인은 수년간 일해온 직장을 하루아침에 못나가게 된 상황에서, 강철구씨로부터 당한 성폭력 사건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에 덧붙여 정상적인 일상활동을 수행하지 못하는데서 오는 고통까지 더해지고 있는 형편입니다. 본인은 누구보다도 일을 사랑하고, 열정과 애정을 갖고있습니다. 하루라도 빨리 회사에 출근해 일에 몰두하고 싶다는 생각밖에 없습니다.

6. 그러나 출근과 동시에 지속적으로 강철구씨를 대면해야 한다는 점과, KBS노동조합이 어떠한 징계절차도 이행하고 있지 않은 점, 본인과는 어떤 논의도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약속을 파기하고 있다는 점등으로 인해 본인은 KBS노조의 일방적인 출근지시 통보를 무작정 따를 수 없으며, 당초 약속대로 이번 사건의 완전한 해결 시점까지 특별유급휴가를 연장하여 주실 것을 강력히 요구합니다. 아울러 이번 기회에 상기한 바와 같은 약속 사항에 대하여 서면으로 공식화하여 주실 것을 요청합니다.

7. 다만, 현재 KBS노동조합이 처한 어려움 등을 감안하여 당초 약속에 대한 변경 논의를 요청할 경우 본인은 그러한 논의 과정에 성실히 응할 것이며, 노동자로서 의무를 다할 것임을 밝힙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