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노동조합 강철구부위원장 ‘성폭력’파문

‘100인위원회’ 전격공개
당사자 “터무니없는 음해” 주장

발행일 : 2001.03.01 [281호 3면]



운동사회 성폭력 뿌리뽑기 100인위원회(100인위원회)가 지난 2월 19일 인터넷상에 “KBS노조 강철구 부위원장이 과거 가까이 지내던 여성들을 상대로 성폭력을 행사했다”는 내용의 글을 띄워 파문이 일고 있다.

100인위원회는 이 글에서 “당시 부산KBS노조에서 일하고 있던 강부위원장이 지난 95년 8월 과거 한 사무실에서 부하직원으로 일하며 허물없이 지냈던 A양을 부산으로 불러 술을 마신 뒤 미리 준비된 숙소로 데려가 강간을 시도하려 했으며, 또 97년 3월에는 과거 친분이 있던 B양과 다른 여성 활동가가 부산으로 여행 왔을 때 저녁식사와 술자리를 함께 한 뒤 2차로 간 단란주점에서 동행한 여성 활동가가 화장실에 간 사이 여러 차례에 걸쳐 B양을 성추행 했다”고 밝혔다.

100인위원회는 또 “이 사건은 두 피해자가 즉각적인 문제제기를 하지 못한 상황에서 지난해 10월 강부위원장이 KBS노조 8대 위원장 선거에 출마할 예정임을 알고 피해 여성이 고용불안과 부위원장 자격의 의문을 들어 노조에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게 되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고 덧붙였다.

KBS노조는 당시 이 사건이 불거지자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11월 10일부터 12월 10일까지 한 달간 활동한 뒤 12월 12일 열린 184차 중앙위원회에 최종 보고서를 제출했다. 보고 직후 중앙위원회는 강부위원장에 대한 징계방침을 결정했으며, 이후 185차 중앙위원회는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경고’조치를 내렸다. 그러나 강부위원장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징계를 거부했다.

이에 대해 강부위원장은 “피해자들이라고 밝히고 있는 A, B양의 주장은 터무니없는 허구”라며 이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강부위원장은 “A양과는 그 당시 부산에서 전혀 만난 사실이 없으며, B양의 경우 부산에 내려온 사실은 있으나 단지 술자리만 함께 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강부위원장은 또 “당시 구성된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 자체도 객관성에 의문이 간다”며 “진상위원회에 참여한 일부 위원들이 선거 기간 동안 경쟁 후보의 캠프에 관여한 점과 조사내용을 비공개한다고 해놓고 선거 이틀 전에 보도국 사내 게시판에 관련 보고서를 올려놓은 점은 이들의 주장에 배후 세력이 있음을 방증한다”고 주장했다.

강부위원장은 26일 애초 이 문제를 공개한 100인위원회와 100인위원회의 글을 인터넷상에 올리면서 당사자에게 반론을 듣지 않고 실명을 거론한 동아닷컴 모 명예기자, 그리고 피해자임을 주장하는 A, B양을 상대로 서울 남부지검에 진상조사차원에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해 놓은 상태다.

한편 KBS여성협회는 28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강부위원장은 자신의 행동이 자신은 물론 KBS 전체 명예를 실추시켰고, 노조원들과 노조 조직 전체에 크나큰 누를 끼쳤음을 자각하고 KBS를 떠나라”고 촉구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이 사건과 관련해 오는 5일 오후 2시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언론노조, KBS본부 등 각 단위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열 예정이다.


이영환 기자(hwany@mediaon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