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부위원장의 자진 사퇴를 권고하며


금번 창립기념품 선정과정을 살펴보면,
이용택 노조위원장과 조○○회장(컨퍼러스폰 제조업체)은 서로 군에서 알게 된 후 친분관계를 유지해 온 절친한 친구로서 조회장의 부탁을 받은 이 위원장은 사측에 컨퍼런스폰이 창립기념품으로 선정되도록 해 줄 것을 요구하였지만, 2월2일 열린 창립기념품 선정위원회에서 DVD플레이어와 컨퍼러스폰의 복수품목으로 선정되기에 이르자 이 위원장은 관련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공기업 제품으로 선정해달라. 우리측이 추천한 물품이 되도록 해달라"고 강하게 압력을 행사하였고 이런 요구가 거절당하자 "컨퍼런스폰이 단일품목으로 선정되도록 도와달라"고 하소연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련국장이 "단일품목 선정은 필연적으로 말썽을 낳는다. 일이 잘못되면 내가 다 책임져야 하는데 그렇게 못한다"라고 버티자 전화통화를 마쳤다고 한다. 그후 어떤 경위를 통하여 컨퍼러스폰이 단일품목으로 선정되었는지 구체적 사실이 확인된 바는 없으나 어쨌든 위원장이 컨퍼런스폰의 선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사실만큼은 어제 열린 제187차 중앙위원회에서 시인한 바 있다.

결국 금번 건은 조합원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사측의 비리를 감시하고 비판해야 할 노조위원장이 오히려 자신의 친구가 생산한 제품을 부당한 방법을 동원하여 구매되도록 사측에 압력과 청탁을 했고, 이를 당연히 거부해야 할 사측 고위 간부들은 노조로부터 비정상적인 양보와 협조를 얻기 위한 방편으로 불공정한 물품선정을 지시하고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보여진다.

현재 적지않은 사람들이 의심하고 있듯이 이용택 위원장이 금번의 옳지 못한 납품계약을 통해 상당한 이익을 얻게 된 전화기 제조회사 사장으로부터 금전적인 대가를 받았는지 여부는 사직당국의 수사가 아니면 확인하기 어렵다고 판단된다.

그러나 위원장이 조합원들에게 아래와 같은 중대한 과실을 범한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나, 노조위원장의 책임과 소명을 저버리고 사측에 은밀한 청탁과 압력을 행사하는 등 노조위원장의 직권을 남용하였다.

둘, 불법적인 청탁을 사측에 함에 따라 스스로 약점을 잡혀서, 진행중인 많은 노사 협상과제들을 양보할 처지를 자초함에 따라 향후 조합원들의 이익을 심대하게 훼손할 불가피한 상황을 초래하였다.

셋, 문제가 발생하고 조합원들의 의문과 비난이 쏟아지자, 사내 게시판에 발표한 조합소식(2. 28)을 통해 "노조는 전혀 몰랐고, 개입한 적이 없다. 사측에 전적인 책임이 있다"라고 입장을 밝힌 바 있으나, 이후 3. 6일 대전에서 열린 지역발전협의회와 중앙위원 간담회 석상에서 위원장은 "솔직히 친구회사 물건이 선정되도록 사측에 부탁했다"라고 실토함으로써 전체 조합원들의 신뢰를 저버리고 거짓과 기만을 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같은 상황을 종합해볼 때 위원장은 전체 조합원들의 의사를 무시하고 조합원들을 기만함으로써 도덕적 자질에 대한 강한 의구심을 초래했다.

이와 더불어 부위원장의 성추행 의혹문제는 개인적인 차원을 넘어 사회적 이슈로 비화되면서 KBS 노동조합의 명예와 8대 집행부를 선택한 전체 조합원들의 자존심에 심대한 침해를 야기시키고 있다.

따라서 부위원장은 성추행 의혹의 사실관계 여부를 떠나 도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이 KBS노조와 조합원들을 위하는 길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합은 지난 2월 28일자 ´성추행 의혹 재론에 대한 조합의 입장´을 통하여 이런 문제를 단순한 음해세력의 음모로만 단정하는 무책임한 모습을 지켜볼 때 우리는 심한 자괴감을 금할 수 없다.

이러한 두가지 사안을 놓고 볼 때 이제 제8대 KBS 노동조합은 도덕적 기반과 노동조합에 대한 조합원들의 신뢰가 사실상 붕괴일로에 있다고 판단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우리는 5천여 조합원, KBS 노동조합의 건강성과 미래를 위해 제8대 KBS 노동조합 정, 부위원장의 용퇴를 정중히 촉구하는 바이다.


2001. 3. 9

본사 중앙위원 일동(1인 제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