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공사 노조 앞길 험난

창사기념품 선정 개입 및 성추행 의혹 등으로 발의된 한국방송공사 노조 정·부위원장 탄핵투표 결과 근소한 차이로 부결돼 노조 집행부가 노조 운영에 큰 부담을 안게 됐다.
지난 17일부터 3일 동안 실시된 탄핵투표 결과, 재적인원의 79.75%(3627명)가 투표하고, 투표자의 62.2%(2256명)가 찬성해 탄핵이 부결됐다. 한국방송 노조규약을 보면, 재적인원의 과반수 이상이 투표하고, 3분의 2(66.7%) 이상이 찬성해야 탄핵이 성립된다.

노조 집행부 관계자는 “탄핵은 면했지만 탄핵 찬성이 투표자의 과반수인데다 지역보다 본사의 탄핵 찬성 비율이 더 높은 것으로 보여 부담이 된다”며 “현 집행부에 대해 냉소적인 분위기와 반감이 팽배해 있어 조합원들의 참여와 지지를 어떻게 이끌어낼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0일 노조의 최종 심의·의결기구인 중앙위원회 본사중앙위원 17명 가운데 16명이 “이번 투표 결과는 현 집행부에 대한 전체 노조원의 불신이 얼마나 심각한지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며 “현 집행부와 같이 간다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판단돼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용택 노조 위원장은 사퇴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하면서 “조합원들의 고용안정과 근로조건 개선 등 노조가 추진해야 할 본연의 업무를 제대로 해 조합원들의 지지를 이끌어 내는 것 외에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창사기념품 관련 진상조사 위원회'가 지난 16일 발표한 조사결과를 보면, 이 위원장이 자신의 친구가 회장으로 있는 벤처기업의 전화기 `컨퍼런스폰'이 선정되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노보는 이 위원장이 노조 사무처장에게 컨퍼런스폰을 기념품으로 추천하도록 회사쪽과 협의할 것을 지시한 뒤 기념품 선정위원회에서 컨퍼런스폰 등 2개 품목이 기념품으로 결정되자 다음날 회사 총무국장에게 사실상 컨퍼런스폰 단일품목으로 하도록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총무국장이 불가능하다는 태도를 보이자 잠시 뒤 부사장이 총무국장을 불러 “조합과의 현안을 고려해 조합의 입장을 살려줄 방안을 찾아보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김소민 기자prettys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