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 5/17일자

KBS노조 안팎서 ‘자진사퇴’ 요구 직면

언론노조, 박권상사장에 ‘강철구 전임해제’요청…“부산총국으로 복귀시켜라”
사퇴한 중앙위원 중심 ‘노조민주화추진위’결성 추진
기자협회지회·PD협회 총회등 통해 곧 입장발표
회사측 더이상 방관못할 처지…“법적자문 구하고 있다”

발행일 : 2001.05.17 [292호 6면]

KBS노조 전 집행부와 지난달 사퇴한 중앙위원들을 중심으로 ‘노조민주화추진위’ 결성 준비가 한창인 가운데, 언론노조의 강철구 부위원장에 대한 제명 조치와 이용택 위원장의 징계 발의는 KBS 노조 집행부의 향후 진로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강부위원장이 제명되었다는 것은 강부위원장이 조합원 자격을 상실해 더 이상 KBS 노조 전임자 역할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강부위원장이 사퇴하지 않을 경우, KBS 차원이 아닌 언론노조 차원의 ‘한국방송노조민주화추진위원회’를 구성하겠다는 방침도 노조집행부로서는 부담이 되고 있다. 게다가 언론노조가 KBS 박권상 사장에게 강부위원장의 전임 해제를 요구해 KBS측도 더 이상 노조 사태를 방관할 수 없게 됐다.

언론노조는 지난 11일, 박사장에게 공문을 보내 강부위원장이 언론노조의 징계결의에 따라 제명됐으며, KBS 노조의 단체교섭권과 체결권이 언론노조 위원장에게 있다는 것을 천명했다. 언론노조는 박사장에게 “강 조합원은 과거 KBS 노조 여직원 등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 것에 대해 스스로 문제해결을 위한 태도를 보이기보다는 이를 극구 부인하면서 사실 은폐를 위한 각종 소송을 제기하는 등의 행위로 언론노조 KBS본부 조직의 결속력과 도덕성에 큰 상처를 입히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제명을 결의했다”고 알렸다.

언론노조는 강부위원장의 제명 사실과 함께 “조합원 자격이 박탈돼 비조합원이 된 강기자를 노조 전임자로 인정할 이유와 법적 근거가 없으므로 강기자를 소속 일터(KBS 부산총국)로 복귀시키라”며 “KBS 본부 및 지부의 모든 교섭과 협약은 언론노조 위원장의 결정 없이 법적 효력이 없다”고 통보했다.

이에 대해 금동수 노무부주간은 “아직 재심 청구기간이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KBS로서는 특별하게 입장 표명을 할 수 없다”며 “교섭 대표로 강부위원장을 인정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 법적인 자문을 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노조 사태에 대해 입장 표명을 유보해 왔던 KBS 내 직능단체들의 움직임도 심상찮다.

한국기자협회 KBS지회(회장 용태영)는 지난 16일 저녁 집행부 운영위 연석회의를 갖고 노조 사태에 대한 입장을 정리했다. 기자협회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기자들이 ‘노조에 탈퇴서를 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등의 얘기를 많이 해왔다”며 “16일 연석회의를 통해 기자협회 입장을 정리해 17일 성명서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자협회는 현 노조가 정상적으로 기능을 수행할 수 없음에 동의하고, 집행부들의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낼 것으로 알려졌다.

PD협회측도 17일 오후 비상총회를 갖는다. PD협회 역시 이날 열리는 비상총회에서 현 노조 사태에 대한 PD들의 의견을 수렴해 집단탈퇴 여부 등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KBS의 한 관계자는 “도덕성을 상실한 노조 간부가 회사측과 동등한 위치에서 어떻게 협상할 수 있겠느냐”며 “노조측이 자꾸만 시간을 끈다는 비판이 높은 지금, 하루라도 빨리 용단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경숙 기자(ksan@mediaon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