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노조의 성희롱 가해자 징계를 환영하며
가해자와 KBS본부는 도덕성을 회복하는 계기로 삼아야한다!
우리는 지난 5월10일 성희롱 가해자를 제명징계한 언론노조의 결정을 환영하며, 이번 결정으로 지난 잘못을 반성하고 가해자와 KBS본부가 거듭 태어나는 계기로 삼기 바란다.
여성노동자들은 남성노동자들과 같은 노동자임에도 불구하고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성희롱의 대상이 되어왔고 그로인해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당해왔다. 그나마 직장내성희롱에 대한 법규정이 만들어진후 교육과 사후처리 등을 통해 조금씩 직장내성희롱이 사회적 문제임을, 여성노동자의 인권과 노동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인식되어지고 있다. 그것은 법이 만들어진다고 바로 된 것이 아니라 노동조합의 적극적인 대응과 피해당사자의 힘겨운 싸움을 통해 만들어온 우리의 소중한 투쟁의 성과이다.
그러나 그러한 투쟁의 중심에 서야하고 어느조직보다 모범을 만들어야할 노동조합을 비롯한 소위 운동사회의 경우 유독 성희롱의 사각지대로 인식되어왔다.
KBS본부의 성희롱 사건이 공개된 이후 충격이 컸지만 노조의 민주적인 절차에 의해 제대로 해결될 수 있음을 기대했었다. 그러나 그동안 가해자와 KBS본부가 보여준 태도는 오히려 적반하장 격이었다.
직장내성희롱은 피해자가 성적불쾌감을 느꼈는지가 주요 판단기준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KBS본부에서 발생한 성희롱문제에 있어 가해자가 노동조합의 핵심적인 위치에 있다해서 조직내에서 가해자의 입장이 대변되고, 가해자는 전혀 반성의 기미조차 보이지않고 오히려 피해자가 거짓으로 꾸며낸 것으로 몰아가고 명예훼손 소송까지 제기하는 등 도저히 상식적으로 납득되지 않는 일들이 있어왔다.
성희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부족하고 남성중심적인 문화가 팽배한 현사회에서 성희롱 피해자가 문제를 제기하는데는 엄청난 용기가 요구된다. 이는 성희롱 사건이 다른사건들과 달리 '증거'만으로 판단할 수 없는 이유이며 피해자의 입장에서 사건을 바라보고 처리해야할 이유이기도 하다. KBS본부는 이번 사건을 제대로 바라보려는 노력도 없이 오로지 조직보위에만 연연해왔고 그로인해 피해자에겐 이중삼중의 고통이 가해졌음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그런속에서 언론노조에서 자체 진상조사를 통한 가해자에 대한 징계결정은 너무도 당연한 결정이며 노동조합 조직이 내부문제 해결에 있어 자정의 힘이 충분함을 보여준 환영할 만한 결정이다.
우리는 이번 언론노조의 결정으로, 성희롱 사건의 가해자와 KBS본부 역시 피해자에게 제기한 명예훼손 소송을 즉각 취하하고 피해자에게 진심어린 사과와 자기반성을 통해 도덕성과 조직의 건강함을 회복하는 발전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여성노동자의 절대다수가 직장내성희롱의 경험이 있고 지금도 시달리고 있다. 노동조합은 여성노동자가 여성으로 노동자로 모성을 보호받고 남성과 평등한 노동권을 보장받도록 해야하는 역할이 있다. 우리는 이번 사건이 노동조합은 물론 운동사회내 성희롱과 불평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경종을 울리고 소중한 한걸음이 되기를 바란다.
2001년 5월 21일
민주노총부산지역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