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의혹 재론에 대한 조합의 입장



제8대 노동조합이 출범한 지 어언 두달. 이용택 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전임자와 중앙위원, 각 지역 지부장 그리고 각 조합원들의 각고에 걸친 노력으로 흐트러진 노조를 서서히 복구해 가고 있는 이 중차대한 시기에 일부에서는 노조의 단합을 망치려는 조합 흔들기가 계속되고 있어 분노를 금하지 않을 수 없다.
소위 '운동사회 성폭력 뿌리뽑기 100인 위원회'는 지난 2월 19일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두여성의 진술만을 토대로 현 조합 부위원장을 성폭력범으로 규정해 언론에 공개했다. 조합은 '100인위'의 문제 제기 절차에 명백한 하자가 있었고 또 두 여성의 진술이 진실에 기초하지 않고 있음을 잘 알고 있었지만 공개적 대응이 오히려 파문만 확산시켜 KBS노조는 물론 KBS의 명예에 누가 될 것 같아 이를 자제해 왔다.
또한 이러한 대응에는 제8대 위원장 선거와 지난 집행부의 '진상 조사'를 토대로 한 중앙위원회 결정을 통해 사태가 이미 매듭지어졌다는 조합원 대다수의 판단이 작용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100인위'의 '사이버 테러'가 계속되고 일부에서 이를 빌미로 부위원장의 사퇴까지 요구하는 등 사태가 음모적으로 진행되고 있어 조합의 분명하고 단호한 입장과 강력한 대응방안을 밝히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1. 성추행 의혹은 진실이 아니다.

먼저 가장 중요한 폭로 내용의 진실 여부에 대한 판단이다.
노동 조합은 강철구 부위원장에 대한 성추행 의혹은 거짓이라고 판단한다. '100인위' 폭로에서 두 여성은 부위원장이 자신들을 한 차례씩 성추행했다고 주장했으나 이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먼저 폭로의 한 당사자인 최모씨는 지난 95년 8월쯤 노조 전임을 마치고 부산총국으로 돌아갔던 부위원장이 자신을 부산에 초대해 성추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그 사건 이후 부위원장을 의식적으로 멀리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부위원장(당시 강기자)의 노조 전임 해제는 9월 1일자였으며 9월 4일까지는 업무협조 기간이었고 부산 방송총국 발령일은 9월 12일이었다. 또 당시 강기자는 5년여의 공백 끝에 업무에 복귀한 관계로 한 달 넘게 내근을 했으며 해운대를 출입처로 하는 경찰기자로 뛰게 된 것은 10월 중순이 넘어서였다. 그런데 어떻게 '8월쯤', '출입처 사람들과 저녁을 먹고' 라고 말이 성립할 수 있는가?
또 당시 11월 말까지의 기간 동안 강기자는 문제의 '최모씨와 함께' 노보 활동사와 축쇄본, 만평집 발간 작업을 부산에서 진행하고 있었다. 부산의 인쇄소에서 서울서 수시로 내려오는 '최모씨'와 노보 만평 작가, 그리고 아르바이트생 등과 함께 일을 했던 것이다. 이와 같은 사실은 9.16일(1차 교정) 9.25일(2차 교정) 10.1일(3차 교정)에 발생한 부산 출장과 관련된 제반 영수증 정산 서류가 입증하고 있다. 그리고 관련자들은 이러한 과정에서 '다시 보지 않겠다'고 다짐했다던 최모씨의 주장을 입증할 만한 어떠한 태도 변화도 없었던 것으로 증언하고 있다.
더구나 최모씨는 97년 봄쯤에는 부산지부의 당시 사무국장을 포함한 여타 직원들, 강기자와 함께 특정 지역에서 식사를 하고 김해에 있는 '최모씨의 어머니'를 함께 방문했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그 사건' 이후 너무나 고통스러워서 '가해자'를 의식적으로 멀리했다는 주장은 허구인 것이다.
특히 이 자리에서 명백히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다.
지난해 10월 말 사태가 처음 가시화된 뒤 최모씨는 지금의 노동조합 위원장과 대방동 음식점에서 만난 일이 있다. 그자리에서 최모씨는 '당신에게도 그런 일이 있었는가?'라는 당시 위원장 후보 예정자의 질문에 '나에겐 그런 일이 없었다. 그러나 관련자들이 다 아는 사람들이어서 나서게 됐다' 고 밝혔었다.
당시 두여인의 최대 요구는 강기자의 부위원장 후보 사퇴였다. 그런데 그런 요구를 가장 정확하게 전달할 당사자를 앞에 두고, 가장 설득력 있게 전달 할 수 있는 상황에서, 또 그 무기를 가장 확실하게 쓸 수 있는 기회가 왔는데 자신은 피해자가 아니라며 피해 사실을 부인했다면 과연 이 사실을 진심이 아니었다고 믿을 수 있는가?
'최모씨'는 자신이 어떻게 피해자로 변신했는지, 자신의 주장이 어떻게 그처럼 적나라하게 변해갔는지 밝혀야 한다.
두 번째 진술인인 손모씨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손모씨는 97년 2월 제3자와 함께 부산을 찾았다가 단란주점에서 술을 마시는 과정에서 부위원장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 또한 일방적인 주장에 불과하다.
특히 손모씨의 주장은 본인이 아니고서는 그 어떤 것도 반증할 수 없는 형식으로 구성돼 있다. 그렇다면 성추행 의혹의 실체에 대해서는 누가 과연 입증의 책임을 져야 하는가?
또하나 간과해서는 안되는 것은 최모, 손모 두여인이 10월 30일의 폭로 과정에서부터 행보를 같이했다는 사실이다. 두 여인은 폭로를 준비하는 과정을 같이 의논했고 선거 과정에서 정치적으로 이용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각서를 함께 작성해 써 주었으며, 이후 '100인위'를 통한 재폭로에서도 준비를 같이 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다시 말해 두사람은 피해 진술을 같이 준비했으며 따라서 두 사람이 교묘히 짜맞춘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인정되는 만큼 두여인 중 어느 일방의 진술에 대한 명확한 반증을 제시한다면 두 사람의 폭로의 신뢰성은 함께 무너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조합은 이러한 논리 구조의 문제와는 또 다르게 손모씨의 주장에 대해서도 가능한 증빙자료를 첨부해 그 허구성을 입증해 나갈 것이다.


2. 법적인 판단에 의한 실체 규명을 촉구한다.

두여성의 주장과 '100인위'의 무책임한 폭로는 부위원장 개인은 물론이고 KBS 노동조합, 나아가 KBS에 대한 중대한 명예훼손이다.
두여성의 주장이 사실과 다른 것임은 앞서 분명히 밝혔다. 또한 이 거짓 주장을 아무런 검증없이 언론에 공개하고 인터넷에 유포시킨 '100인위'의 무책임한 폭로는 용서할 수 없는 만행이다. 어떻게 한 사람의 인생, 한 조직의 운명이 걸린 문제를 검증도 되지 않은 주장에만 의탁해 사실인양 유포할 수 있는가? '100인위'의 지향점이 더 높은 진보의 세상일지는 모르겠으나 그 행태는 수구세력보다도 못한 구상유취한 작태에 불과하다.
선배들이 정말 '피땀흘려' 쌓아온 진보의 발걸음에 더 이상 먹칠을 하지 마라. 저열한 급진주의가 낳은 참혹한 결과는 굳이 역사를 들춰 보지 않아도 명확하다. 그대들의 맹목적 급진주의는 진보의 발걸음에 걸림돌이 될 뿐이다.
노동조합은 2월 26일 가해자로 지목된 부위원장 명의로 '100인위'와 최모, 손모씨, 그리고 이를 여과없이 보도한 동아 닷컴의 명예기자를 서울지검 남부지청에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고소인의 명의는 부위원장으로 돼 있으나 여기에는 KBS 노동조합의 의지가 실린 것이다.
고소의 취지는 분명하다. 훼손된 조합 부위원장의 명예와 KBS 노동조합, KBS의 명예를 살리자는 것이다. 그리고 사건의 실체를 밝히자는 것이다. 노동조합은 진실을 규명하는데 주저하지 않겠다.
그러나 분명히 밝히지만 이 사건은 한번 매듭이 지어진 것이다. 그것도 7대 집행부 당시의 '진상조사위원회' 활동과 선거를 통한 5천 조합원의 이성적 판단을 통한 것이었다. 지금 상황에선 그 어느 누구가 나서서 진상을 재조사 한다고 해도 수긍할 수 있는 결과를 낼 수 없다. 이에 대한 지상 논란은 이미 불필요한 것이고 악의적인 것이다. 또한 KBS 노동조합과 KBS의 명예를 심대히 침해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제 법의 판단을 구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아울러 '두 여인'과 이들을 지원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법에 호소해 매듭을 짓자고 진심으로 충고한다. 진실 규명을 위해 검찰에 정식으로 고소하기 바란다. 노동조합은 진실 규명에 두려워하지 않겠다.
그리고 우리의 판단과는 달리 법의 판단에 의해 '강철구 부위원장의 성추행 의혹이 사실로 판명된다면' '위원장을 포함한 제8대 집행부 전원은 모두 사퇴할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


3. 그동안의 과정에 진실이 숨어있다.

부위원장 성추행 의혹건은 왜 다시 불거졌는가? 당시 부위원장 후보에 대한 성추행 의혹은 지난 8대 정.부위원장 선거전 당시 제기돼 매듭의 절차를 거쳤던 사안이다.
당시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여성들은 지난해 10월 30일 7대 노동조합 상집회의에서 성추행 의혹을 폭로했다. 폭로의 핵심은 자신들이 부위원장 후보로 나선 강기자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것이고 따라서 강기자가 부위원장 후보로 나서면 안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강기자는 이러한 주장을 거짓이라고 밝히고 두명의 여성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그러나 11월 7일 기자협회장, 여성협회까지 나선 중재 끝에 두 여인은 '강기자의 문제가 정치적으로 이용되질 않기 바란다'는 제목없는 '화해 각서'를 써 주었다. 성추행 의혹 문제가 선거전에 이용되지 않기를 바란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그리고 강기자는 고소를 취하했다. 그러나 선거전에선 상대 후보는 이 문제를 철저히 이용했고 결과적으로 사태는 두 여인의 뜻과는 다르게 전개됐다.
또 당시 집행부는 5-6년전에 발생했었다는 두 여인의 폭로를 기초로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한달 넘게 활동을 벌였다. 그 결과물이 12월 12일 작성된 보고서이다. 당시 중앙위는 보고서 결과를 토대로 징계 절차에 들어갔으며 일단 징계를 결정한 뒤 징계 수위를 정하는 투표를 실시했다.
당시 징계수위의 선택안은 첫째, 정권 6개월 둘째, 경고였으며 투표 결과는 놀랍게도 '정권 6개월'이 아닌 '경고'로 나타났다. 당시 집행부와 진상조사를 담당했던 중앙위원들의 의지 대로라면 '정권 6개월'은 당연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당시 현재의 집행부를 지지하던 중앙위원들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사실과 최종 결과는 무엇을 말하는가? 우리는 바로 여기에 '강철구 기자의 성추행 의혹'에 대한 진실이 숨어있다고 판단한다. 사실과 다른 내용을 검증절차도 없이 선거전에 이용하려 했으나 결국은 실패하고 만 그 진실 말이다.
그런데 이러한 중앙위의 결과에도 불구하고, 백번을 양보한다고 해도.. 상대후보가 이를 선거전에 원없이 이용한 덕에.. 선거전을 통해서도 조합원들의 심판을 받았는데 이 문제를 다시 거론하는 것은 무슨 이유인가?
다른 성추행의혹이 제기됐는가? 결정적인 증거물을 찾았는가? 그러나 '100인위'에 재폭로된 두여인의 진술들은 '상황에 대한 자극적 진술'만 더해졌을 뿐 대동소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여성들이 고소의 위험을 무릅쓰고 '100인위'를 이용한 까닭은 과연 무엇인가?
우리는 음모의 세력화를 감지하고 있다. 막상 '100인위'를 통해 막가파식의 폭로를 감행해 놓고 소위 KBS를 염려한다는 분들이 '대승적으로 해결해야 하지 않겠나'라면서도 '결국 부위원장이 사퇴하는 길 밖에 없다'라는 '고견'을 내놓는 행태는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조합은 그들의 '고견'에 이번 사태의 본질이 담겨 있다고 본다. 어떻게 선거를 통해서 5천 조합원이 선택한 집행부의 총사퇴로 이어질 수 밖에 없는 부위원장의 사퇴를 이 시점에서 요구할 수 있는가?
그대들은 진정 KBS를 사랑하는가? KBS 노동조합을 사랑하는가? 아니다. 그대들은 KBS노동조합을 사랑하지 않는다. KBS를 사랑하지 않는다. KBS가 어떻게 되건 그대들의 사사로운 이익을 위해 5천 조합원의 판단을 헌신짝처럼 버리고 다시 진흙탕물을 일으켜 보자는 것이다.
'두 여성'에 대한 법률적 지원을 위해 구성됐다는 소위 '공대위'라는 조직에도 의문을 제기한다. 소위 '공대위'는 지난 집행부에서 진상조사 위원을 맡아 강력한 징계를 요구했던 인물들과 지난 선거에서 현 집행부에 맞섰던 후보를 지지했던 핵심 인물들로 구성돼 있다. 그리고 그 인물들의 성격에 걸맞게 '공대위'는 이미 강 부위원장을 성폭행범으로 규정하고 남의 주장을 빌어 다시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자신이 몸담고 있는 조직이 죽는지도 모르고 정체불명의 단체가 인터넷에 올린 거짓의 내용을 마구 퍼트리고 있다. 현 조합집행부를 흔들려는 음모 세력의 대변인 구실을 하고 있는 것이다.
'공대위'의 이성 회복을 촉구한다. 공대위에 참가하고 있는 상당수의 인물들은 이번 사태의 '진실'을 알고 있다. 이번 사태의 촉발부터 지금까지의 상황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으리라 본다. 진정 5천 조합원의 이성적 판단을 무시하겠다는 것인가? 그대들이 직접 참여까지했던 중앙위원회의 결정에도 승복하지 않겠다는 것인가? 민주주의의 기본 철칙인 절차와 과정을 그토록 철저히 무시하고 그대들이 신봉하겠다는 원칙은 과연 무엇인가?
우리는 인권을 존중한다. 특히 아직은 약자인 여성의 인권을 존중한다. 그들이 주장하는 의혹에 대한 진실규명 요구를 무시하지 않는다. 우리의 시각으로 볼 때 그들의 주장이 거짓된 것일지라도 이와는 별도로 그들의 인권에 대해서는 존중하고 있다. 현재 조합 간사로 일하고 있는 손모씨에 대한 일부에서의 유급휴가 요청을 수용한 것도 이와 같은 판단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성추행 의혹을 폭로한 여성의 인권이 중요한 만큼 당사자로 지목된 남성의 인권도 못지 않게 중요하고 고려돼야 하는 것이다. 특히 폭로내용이 허구로 드러나고 있는 차원이라면 남성의 인권은 더욱 중요하고 신중하게 다뤄져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 지목된 남성은 꼼짝없는 가해자로 전락했고 이를 즐기는 무리들은 이성을 잃은 채 낙인 찍기에 여념이 없다. 그대들의 상식과 이성에 호소한다. 양식을 회복하라.


4. 진실을 규명하고 엄중히 대처할 것이다.

조합은 앞서도 밝혔듯이 이제 법적인 판단 이외에는 진실 규명이 불가능하다고 본다. 따라서 법의 판단으로 사건의 실체가 규명될 때까지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갈 방침이다. 또한 사사로운 이익을 위해 '두 여인'을 이용하고 노동조합을 흔들려는 검은 음모 세력들에게도 강력히 대응해 나갈 것이다. 노동조합을 권력의 암투장으로 추락시키고 사사로운 이익 추구의 도구로 만들고자 하는 일부 불순세력들의 시도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 진실에 기초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5천 조합원의 눈과 귀를 속이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KBS는 대내외적으로 매우 중대한 시기를 맞고 있다. 안으로는 구조조정으로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있고 밖으로는 언론개혁을 둘러싸고 KBS를 흠집내려는 수구적 언론과 정당의 공세에 시달리고 있다. 또 디지털과 위성 등 방송 환경의 변화는 어떠한가?
이런 중차대한 시기에 사사로운 감정에 얽매여 조합을 흔들고 음해하는 세력들은 KBS를 흠집내려는 수구적 언론과 어떻게 다른가?
제8대 노동조합이 출범한지 두달이 지나가고 있다. 사내외 환경에 적극 대응해 나가며 힘을 회복해 가고 있는 이 발걸음을 멈출 수 없다. 당당하게 떳떳이 대응할 것이다. 그러나 조합의 정체성을 훼손하고 음해하는 세력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맞설 것이다.
어려운 대내외 여건 속에서도 애쓰고 있는 5천 조합원의 슬기로운 판단과 행동에 찬사를 보내며 부끄럽지 않은 조합, 강한 조합으로 거듭날 것을 조합원 동지 여러분들게 굳게 다짐한다.


2001. 2. 27 KBS 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