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 | 발행일 : 2001.07.12 [300호 4면] | 안경숙 기자(ksan@mediaonul.com)지난 3일 열린 KBS노조 64차 집행위원회에서 노조가 박권상 사장에 대한 퇴진투쟁을 결의한 데 대해 사내에서는 ‘노조의 국면 전환용’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지난해 말 제8대 이용택 노조위원장 체제에 들어서면서 KBS 노조가 그동안 박사장 퇴진투쟁 여부에 대해 언급하지 않다가, 이제와서 박사장의 퇴진을 주장하는 이유가 국면전환용이 아니면 무엇이겠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노조의 박사장 퇴진투쟁을 둘러싸고, 노조정상화추진위원회(노정추)는 곤혹스런 표정이다. 노정추의 한 관계자는 “박사장 재임 3년을 평가할 수 있는 사장 신임평가 등의 과정이 대의적인 차원에서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정체성과 대표성이 없는 소수의 현 집행부가 자리 보위를 위해 사장퇴진 카드를 들고 나왔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어 공식적인 입장 표명은 아직 유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 조합원은 이에 대해 “사장 퇴진운동에 대한 논의도 없이 이제와서 가속화한다니, 시작도 하지 않은 퇴진투쟁을 어떻게 가속화하겠다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며 “대부분 조합원들이 집행위의 사장퇴진 결의 배경에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노조의 사장퇴진 결의를 두고 “회사측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며 “지나친 과민반응은 노조가 제기한 의혹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른 조합원은 “지난달 ‘노조가 노사간 신뢰를 해치는 행위를 하고 있다’며 중단시킨 노사협의회를 회사측에서 재개하려 한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면서 “안팎에서는 노조의 주장이 뜬금없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회사측이 과민하게 반응할 경우 오히려 노조가 주장하는 의혹을 증폭시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KBS의 한 관계자는 “8대 집행부가 조합원들로부터 신뢰를 잃은 상태에서 집행부 내부마저 분열되고 있다는 소문이 돌자, 사람들의 관심사를 노조 밖으로 돌리기 위해 그런 것 아니냐”며 “회사측도 이번 일을 노조의 국면돌파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일축했다.